우리는 잊지않고 기억하겠습니다.
경부선 열차를 타고 서울을 떠나 부산을 향해 절반쯤(서울기점 225㎞) 가다 보면 충북 영동의 한 굴다리를 지나게 된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마을로 가는 쌍굴다리다.
15일 오후 3시쯤 영동 노근리 쌍굴다리 현장을 찾았다.
카메라를 챙겨 차에서 내린 기자는 눈을 의심했다. 아무리 평일이라 하지만, 단 한 명의 사람도 찾아볼 수 없었다.
노근리평화공원 정비작업을 하는 인부들만 마무리 공사에 한창이었다. 공원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휴관한다는 현수막이 목격됐다.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 코로나19 여파로 6·25전쟁 7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노근리 사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멀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였다.
노근리 쌍굴다리 앞에 설치된 '노근리 사건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새로 정비해서인지 깔끔했다. 한글과 영어로 표기된 사건 개요를 보면 누구든지 당시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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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쌍굴다리 벽의 총탄과 폭격 흔적.© 뉴스1 장인수 기자 |
쌍굴다리 주변을 더 둘러보다가 알 수 없는 표시들의 정체를 알아냈다. 흰색의 동그라미와 세모들은 짐작했듯이 총탄과 포격의 흔적들이었다.
쌍굴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누군가 번호를 매겨 놓은 흔적도 보였다.
쌍굴 벽면에 걸려있는 색바랜 지화(紙花)와 쌍굴다리를 지나 좌측 계단 끝자락에 있는 '노근리사건희생자령위' 에 올려진 막걸리와 잔이 눈에 들어왔다.
쌍굴 안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영혼들을 위한 작은 손길의 따스함을 느꼈다.
'이 곳은 노근리사건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이므로 현장보존에 협조해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안내판 뒤편 현장을 둘러봤다.
현장을 둘러보는 내내 마음이 착잡했다. 사건 당시의 상황을 그려보니 그랬다.
쌍굴 중 한 굴을 통과하는 개울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이 개울물은 노근리 평화공원을 가로지르는 지천과 합류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노근리 쌍굴다리가 6·25 전쟁 중 발생한 역사의 현장이라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주변 정비가 진행됐다는 점이다.
영동군은 올해 신규사업으로 노근리평화공원 주차장과 경계면 환경정비, 현장주변 재정비를 하고 있다.
다양한 장미꽃이 노근리평화공원 곳곳에서 피어나 천상의 화원(花園)을 연출하는 듯 했다.
노근리평화공원 안 '장미정원'은 유토피아 장미원 안대성 대표로부터 장미 1500그루를 기증받으면서 2016년부터 꾸몄다고 한다.
다만 쌍굴 다리 인근 한국가스공사의 '고압가스관 주의' 팻말은 역사의 현장과 어울리지 않아 분위기를 삭막하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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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평화기념관. © 뉴스1 장인수 기자 |
노근리평화공원 한쪽에 자리 잡은 노근리사건 70주년 기념사업추진단을 찾았다. 영동군이 노근리 사건 70주년 기념식을 준비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마련한 곳이다.
애초 6월 8일 노근리평화공원 추모광장에서 기념식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7월 28일로 연기했다고 한다.
50개국 200여명을 초청해 6월에 개최하기로 했던 노근리 글로벌 평화포럼도 11월로 연기하기로 했다. 70주년을 맞아 진행하려 한 행사 대부분이 축소되거나 연기됐다고 한다.
현장 탐방을 마치고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았다.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비극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노근리에서 무고하게 숨진 혼령들이 부디 영면하시고, 이 땅에 평화를 지켜주시길….
jis49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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